[백양산 산행] 등산 중 만난 나의 귀엽고 예쁜 도반들...
산행길에 들어서자 마자 나를 기다렸다는 듯이 나를 맞이 하는 친구들이다.
산비둘기는 집비둘기와는 색조가 확실히 다르다.
다람쥐 요놈은 사람이 가까이 가도 도망가지도 않는다.
이제 등산객들에게 익숙해져서 그런지...
그러면 안되는데 무서움을 알고 동물적 본능으로 피해야 하는데...
사람이든 동물이든 갈수록 본성을 잃어가는 것 같아 매사가 불편하다.
조금더 산등성이를 올라가니
연분홍 철쭉(아닌가? 진달래인가? 난 아직 철쭉과 진달래를 구별할 줄 모른다)이
수줍게 고개숙이며 나를 반긴다.
어제밤에 부산에는 비가 조금 내려 애들이 다들 풀이 죽어 있다.
그러나 그 환하게 핀 얼굴은 너무 아름답다.
니들은 좋겠다. 세상 시름 다 잊고 산속에서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으니 ...
하나님이 지으신 만물과 인간 중 인간만이 유독
처음 창조질서를 깨드려가면서 많은 문제를 많이 일으키며 사는 것 같다.
이 하얀 꽃은 무슨 나무의 꽃일까?
나는 식물에는 전혀 문외한이라 이름도 잘 모른다.
철쭉을 뒤로하고 좀 더 걷다보니 하얗게 벚꽃처럼 생긴 꽃들이 나를 반긴다.
이제 산들이 형형색색으로 조금씩 옷을 갈아입고 있다.
나는 초봄 이 때의 아주 연녹색 칼러가 참 좋다.
여름이 되어 숲과 나무과 너무 진녹색이 되면 그 때는 별로지만 ..
지금 파릇파릇 피어나는 잎새들이 너무 이쁘다.
우리 집 뒷산 백양산은 참 좋다.
꽃이며 나무며 산에 사는 동물들이며 흙과 돌과 물이 있다.
바위에 낀 이끼들이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하기도 하고 물이 청명하다.
땀을 딲기에 충분히 시원한 물이 졸졸 흘러내린다.
이제 정상을 뒤로 하고 내려오는 길에는 "시가 있는 숲"을 만난다.
돌에 새겨진 시들, 그리고 이정표에 새겨진 시들이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한번 읊어본다.
시는 사람의 마음을 차분하게 하고 아름답게 하는 힘이 있는 것 같다.
벤치에 앉아 쉬면서 성지곡 수원지가 훤히 내려다보인다.
산 속에 이렇게 큰 수원지가 있는 곳은 아마 부산 백양산뿐이지 않을까?
산들이 이제 꽃들로 알룩달룩 참 보기가 예쁘다.
조금 더 걷다 보면 편백나무 숲길이 나온다.
이곳은 피톤치드가 풍부하게 나오는 산림욕장으로 유명하여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잠시 피톤치드를 마시고 다시 하산길을 걷는다
습지정원과 흐드러지게 핀 부산을 대표하는 동백꽃을 뒤로 하고 총 2시간에 걸친 산행을 마친다.
늘 내 삶의 도반이 되어 준 이들이 있기에 오늘 하루도 감사가 넘친다.
새로운 에너지를 받고 다시 삶의 자리로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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